암호화폐사기, "투자면 못돌려받는다"는 말에 3,000만 원 포기할 뻔했습니다
시작은 지인의 소개였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박성민(가명), 최재원(가명) 두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그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조건을 들으니 거절할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5천만 원 넣으면 매달 30만 원은 맞춰드립니다."
"빼실 때 1~2주 전에만 말씀해 주시면 원금 그대로 돌려드립니다."
지금 생각하면, 원금이 보장된다는 말에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던 게 후회됩니다. 이게 사기의 전형적인 구조인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실제로 초반 몇 달은 약속한 금액이 꼬박꼬박 들어왔으니까요. 그 돈이 후속 투자자의 돈이었다는 건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저는 결국 3,0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 중 1,000만 원은 박성민이 직접 "나한테 빌려주면 나도 이걸로 같이 투자할게"라고 요청한 돈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연락이 끊겼습니다
수익금 입금이 멈춘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연락이 안 되다가, 겨우 닿으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 좋다", "곧 정상화된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원금을 돌려달라고 하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투자금은 사업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손해를 본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점에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암호화폐 사기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마주치는 그 벽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투자'라는 단어를 방패로 쓸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투자금은 사업이 망하면 못 돌려받는 게 맞습니다. 법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이들은 그걸 알고 있었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취할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혼자 해결하려고 했을 때 벽에 부딪혔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내봤습니다. 무시당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찾아본 정보들은 하나같이 "투자금 반환은 어렵다"는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민사 소송으로 돈을 돌려받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그냥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3,0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싸워봤자 더 잃는 것 같았습니다.

암호화폐 사기, 이현 변호사님은 다른 질문을 먼저 했습니다
지인의 권유로 이현 변호사님과 처음 상담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게 투자금이어서 어렵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변호사님의 반응이 달랐습니다.
"이 거래가 진짜 투자인지, 저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그 질문 하나로 사건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현 변호사님은 제가 가지고 있던 카카오톡 대화 내역, 계좌 이체 기록, 수익금 입금 내역을 면밀하게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님이 포착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 돈의 법적 성격이 뭔가"를 다시 따졌습니다
이현 변호사님이 주목한 지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원금 보장 약속입니다.
진짜 투자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전제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1~2주 전에 말하면 원금 그대로 돌려준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약속 자체가 투자의 본질과 맞지 않습니다.
둘째, 수익 구조입니다.
정상적인 투자 수익이라면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5천만 원에 30만 원", "하루 15만 원"처럼 고정 금액을 약속했습니다. 이건 투자 배당이 아니라 사실상 이자입니다.
셋째, 1,000만 원에 대한 요청 방식입니다.
박성민이 직접 "나에게 빌려달라"고 요청한 금원은, 표현 자체가 대여였습니다.
이현 변호사님은 이 세 가지를 근거로, 이 사건을 투자금 반환이 아닌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으로 구성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피고들이 "투자였으니 사업 손실은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할 여지가 사라졌습니다. 대여금이라면 사업의 성패와 무관하게 갚아야 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재판에서 예상대로 '투자'를 주장했습니다
제가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박성민, 최재원은 "이건 암호화폐 투자금이었고, 시장이 나빠져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이 처음부터 투자금 반환 소송으로 진행됐다면, 그 주장이 먹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현 변호사님이 이미 대화 내역과 이체 기록으로 '원금 보장 약정'과 '확정 수익금 지급 구조'를 증거로 확정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법정에서 버텨내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박성민, 최재원은 3,000만 원 원금과 소송 제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이자(연 12%)를 전부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소송 제기부터 판결까지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실수령 금액은 원금보다 많았습니다.

판결문을 받아든 순간, 이 싸움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이 결과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만약 변호사의 조력 없이 혼자 진행했다면
저는 아마 처음부터 틀린 방향으로 싸웠을 겁니다.
투자금 반환 소송으로 제기했다면, 그들의 "사업 손실" 주장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암호화폐 투자 분쟁에서 법원은 투자의 실패 여부를 따지지, 사기 의도를 입증하는 건 저같은 피해자의 몫입니다. 그 입증을 혼자 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카카오톡 대화와 이체 기록은 저도 물론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들이 '대여금의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걸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같은 증거를 갖고도 소송의 성격 자체를 다르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것, 그 판단은 사건을 직접 들여다본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는 것도, 잘못된 방향으로 싸우는 것도 결국 같은 결과로 이어졌을겁니다. 3,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죠. 포기하기 전에, 그 판단만큼은 혼자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