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경찰조사 대응법, 불기소를 만든 변호사의 전략 공개
스토킹 혐의,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필자는 형사 사건을 오래 다뤄왔는데, 최근 몇 년간 유독 눈에 띄게 스토킹처벌법 위반 사건이 늘어났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찾아오는 의뢰인 대부분은 처음 하는 말이 비슷하다.
"몇 번 연락한 것뿐인데 이게 죄가 되나요?"

그런데 지금은 그 몇 번의 연락이 실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대다.
2023년 7월 스토킹처벌법이 대폭 개정되면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되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검찰이 직권으로 기소할 수 있게 되었다.
법정형도 무겁다.
스토킹처벌법 제18조에 따르면 기본 형량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고, 흉기를 휴대한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까지 올라간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스토킹범죄에 대한 양형기준까지 별도로 신설한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이다.
안일하게 대응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토킹 경찰조사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가?
스토킹 경찰조사는 이렇게 진행된다
스토킹 사건의 경찰조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 출석 요구 및 사전 고지 단계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출석 일시와 장소를 통보하면서 혐의 내용을 간략히 고지한다.
이 단계에서 변호인을 선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사가 시작되면 이미 진술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피의자 신문 단계다.
수사관은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며, 혐의 사실에 대한 구체적 질문을 한다.
연락 횟수, 연락 목적, 상대방의 거부 의사 인지 여부 등이 핵심 질문이다.
이때의 진술은 모두 기록되어 검찰 송치 후에도 증거로 사용된다.
셋째, 증거 수집 및 송치 단계다.
경찰은 통화기록, 문자 내역, SNS 기록 등을 확보하고 피해자 진술과 대조한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검찰에 송치하면, 검찰이 최종 처분을 결정한다.
스토킹 경찰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이 향후 검찰 처분과 재판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경찰조사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
필자가 스토킹 사건을 맡으면서 반복적으로 목격하는 실수가 있다.
첫 번째는 감정적 진술이다.
"그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그랬어요", "헤어진 게 억울해서 연락한 거예요"라는 답변은 오히려 스토킹의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진술이 된다.
수사관은 피의자의 감정 상태가 아니라, 연락의 목적과 상대방의 거부 의사 존재 여부에 집중한다.
두 번째는 사실관계의 모호한 인정이다.
"몇 번 연락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애매한 진술은 수사기관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
연락의 구체적인 횟수, 내용, 목적을 명확하게 정리해 두어야 한다.
세 번째는 무방비 상태로 조사에 임하는 것이다.
변호인의 조력 없이 조사에 응하면, 수사관의 유도 질문에 의도치 않게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될 위험이 크다.
스토킹처벌법의 구성요건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조사에 임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 연락마저 범죄로 인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필자가 직접 맡았던 사건이 그런 경우였다.
[실제 사건] 수사기록 분석이 불기소를 만들었다
A씨는 약 5년간 교제했던 전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결별 후 새로운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전 연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교제 당시의 커플 사진, 선물했던 목걸이 사진, 함께 여행했던 장소의 사진을 그대로 게시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A씨의 시계를 착용한 사진이나 A씨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까지 올리고 있었고, A씨의 약혼자가 속해 있는 대학 동문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도 해당 사진들을 공유했다.
A씨의 약혼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파혼 위기에까지 처했다.
A씨는 전 연인에게 SNS 사진 삭제와 선물했던 목걸이 반환을 요청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고, 전 연인은 이 연락을 근거로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필자는 검찰 송치 직후 이 사건을 맡았다.
즉시 선임계를 제출하고, 증거기록 열람 및 등사를 진행한 뒤 수사기록 전체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변호인의견서를 작성하여 담당 검사에게 제출했는데, 의견서의 핵심 논거는 세 가지였다.
첫째, 연락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했다.
A씨의 연락은 SNS에 게재된 자신과 관련된 사진의 삭제 요청과 과거 선물한 물품의 반환이라는 구체적 목적에 기반한 것이었다.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법리에 따르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균형성 등이 인정되면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참조).
SNS 사진 문제로 A씨는 파혼 위기에까지 처해 있었으므로, 연락의 긴급성과 목적의 정당성이 모두 인정되는 상황이었다.
둘째,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라 보기 어려웠다.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상대방은 A씨의 카카오톡 계정을 차단하거나 프로필을 숨기는 등 연락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적이 없었다.
A씨가 만남을 제안하자 상대방이 직접 장소를 지정하여 대면에 응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연락 중단을 요구하거나, 연락이 자신의 의사에 반한다는 뜻을 밝힌 적도 없었다.
셋째,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가 아니었다.
A씨가 보낸 문자 내역 전체를 분석한 결과, 순간적 감정에 의한 1회의 메시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사진 삭제 요청과 물품 반환 요청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히려 상대방이 A씨에게 과거 대화 내역과 사진을 약혼자에게 보내겠다며 협박하고, 사진 삭제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까지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가 대법원 판례(2023. 9. 27. 선고 2023도6411)에서 요구하는 불안감·공포심 유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검찰은 이 의견서를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에서 결과를 갈랐던 것은 수사기록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었다.
문자 내역 한 줄 한 줄, 카카오톡 대화 하나하나를 뒤져서 방어 논거를 구축한 것이 불기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토킹 경찰조사, 왜 변호사가 필요한가
스토킹처벌법의 구성요건은 겉보기보다 복잡하다.
같은 행위라도 연락의 목적, 상대방의 태도, 행위의 맥락에 따라 범죄가 성립되기도 하고, 정당행위로 인정받기도 한다.
위 사건에서도 핵심은 단순한 사실관계의 나열이 아니었다.
수사기록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찾아낸 것들이 결과를 만들었다.
상대방이 카카오톡을 차단한 적도, 연락하지 말라고 말한 적도 없었다는 사실.
오히려 상대방 쪽에서 피의자를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한 정황.
문자 내역 대부분이 사진 삭제와 물품 반환 요청이었다는 사실.
이런 것들은 수사기록을 직접 뒤져보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다.
스토킹 경찰조사 단계에서 변호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연락 내역과 증거를 사전에 분석하여 유리한 진술 방향을 설계하고, 조사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이 나오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 피의자 조사에 변호인이 입회하여 부당한 유도 질문을 제지할 수도 있다.
특히 스토킹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검찰 처분까지의 전 과정에서 일관된 방어 전략이 유지되어야 한다.
경찰 단계에서 한 진술과 검찰 단계에서 한 진술이 엇갈리면, 그 자체가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스토킹 경찰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반드시 출석해야 하나요?
A1.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될 수 있다.
다만 출석 일시를 변경 요청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변호사 선임 등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면 일정 조율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Q2. 전 연인에게 몇 번 연락한 것만으로도 스토킹이 성립하나요?
A2. 스토킹처벌법 제2조에 따르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연락을 반복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가 스토킹에 해당한다.
연락 횟수 자체보다 연락의 목적, 내용, 상대방의 거부 의사 존재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된다.
Q3. 채무 관계 정리나 물품 반환 등 정당한 이유로 연락한 경우에도 스토킹에 해당하나요?
A3. 채무 관계 정리, 공동 소유 물품 반환 등 정당한 목적이 있는 연락은 그 목적과 방법, 빈도가 합리적인 범위 내라면 스토킹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법원은 빌려준 돈의 반환을 요구하기 위해 52차례 문자를 보낸 사안에서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첫 진술에서 방향이 잘못 잡히면 이후의 모든 절차가 불리해진다.
필자는 이 사건처럼 수사기록을 직접 분석하고, 검찰 의견서 제출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스토킹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지기 전에 한번 연락 주시기 바란다.
법무법인 이현 책임변호사 황휘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