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처분 취소, 가능할까요? 행정소송으로 뒤집은 실제 사례
상대방의 진술만으로 우리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었다면, 그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는 심의를 거쳐 서면사과, 접촉 금지, 학급 교체, 전학 등의 처분을 내립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증거 검토가 충분하지 않거나, 학생이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처분이 내려진 뒤에도 선택지는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증거도 없이 내려진 서면사과 처분

어느 날 한 학부모에게 학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초등학생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됐고, 위원회 심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통지서에는 "욕설과 따돌림"이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자녀는 억울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소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심의 당일,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원들이 꺼낸 혐의는 통지서에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교실 문을 잠그고 위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녀는 그 자리에서 처음 그 혐의를 들었고, 아무런 준비 없이 심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일도 있었습니다. 자녀 역시 피해 학생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했다며 맞신고를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위원회는 자녀의 신고에 대해서는 "진술 외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조치 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반면 피해 학생 측의 신고에 대해서는 똑같이 진술 외 증거가 없었음에도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피해 학생 측은 이미 처분이 완료된 과거 몸싸움 사건을 이유로, 자녀가 전학을 간 이후까지 신고를 반복했습니다. 종결된 사안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새로운 피해로 주장하며 또다시 처분을 요구한 것입니다.
학부모는 이 처분을 바로잡기 위해 법무법인 이현을 찾았습니다.
소송이 뒤집힌 결정적 순간
이현이 행정소송을 준비하면서 학폭위 회의록을 확인했습니다. 그곳에는 위원들 스스로 한 발언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증거라고 할 만한 것들이 안 보인다", "급우들의 진술이 하나도 없다."
증거 부족을 직접 인정하면서도 처분을 내린 모순이 기록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현은 이 회의록을 핵심 증거로 삼아 세 가지 위법성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법원은 신고 사실을 오로지 피해학생 측의 진술만으로 인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현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자녀에게 내려진 서면사과 처분은 취소되었고, 어떤 근거를 통해 법원이 인정하게 되었는지 설명해드릴게요.
학폭 처분 취소, 법원이 인정한 3가지 위법 사유
이 사례에서 처분이 취소된 데는 세 가지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세 가지 중 하나만 인정돼도 취소 사유가 될 수 있고, 복수의 사유가 겹칠수록 취소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1. 절차적 하자
항목 | 내용 |
|---|---|
법적 근거 | 행정절차법 제21조 |
적용 조건 | 통지서에 혐의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심의 당일 새로운 혐의가 추가된 경우 |
학폭위 처분도 행정처분이므로 처분 전에 당사자에게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법원이 위반으로 보는 경우
통지서에 고지된 혐의와 심의에서 다룬 혐의가 다른 경우
고지된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학생이 무엇을 소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경우
처분 전 고지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더라도, 구체적 행위 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실질적 방어가 불가능했다면 법원은 절차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실체적 하자
항목 | 내용 |
|---|---|
법적 근거 |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 요건 — 학교폭력 사실이 인정될 때에만 조치 가능 |
적용 조건 | 피해 학생 측 진술 외 목격자 진술·메시지 기록·CCTV 등 보강 증거가 없는 경우 |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 인정에는 그에 상응하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진술만으로 처분을 내리는 것은 실체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특히 결정적인 경우
위원들 스스로 증거 부족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처분을 강행했다면, 해당 회의록 자체가 처분의 자의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됩니다. 법원은 처분청이 증거 부족을 인식하고도 처분을 유지한 사실을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있습니다.
3. 평등 원칙 위반
항목 | 내용 |
|---|---|
법적 근거 | 헌법 제11조 + 행정법 일반 원칙(평등 원칙) |
적용 조건 | 맞학폭 상황에서 양측 증거 수준이 동일함에도 결론이 다른 경우 |
행정기관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법원이 위반으로 보는 경우
양측 모두 진술 외 객관적 증거가 없는 동일한 조건에서, 한쪽 신고에는 '조치 없음', 다른 쪽 신고에는 '서면사과'가 내려진 경우
위원회가 증거 판단 기준을 사안에 따라 달리 적용했고, 그 차이를 정당화할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학교폭력 처분 불복 기간
학폭위 처분에 불복하려면 기간 내에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행정심판: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었던 날로부터 180일 이내
행정소송: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었던 날로부터 1년 이내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처분 취소를 다툴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통지서에 적힌 혐의와 심의에서 다룬 혐의가 달랐다
피해 학생 측 진술 외에 제출된 객관적 증거가 없었다
맞학폭 상황에서 우리 아이에게만 처분이 내려졌다
위원회 회의록에 증거 부족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다
처분 통보를 받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불복 가능한 기간이 줄어듭니다. 처분 내용과 경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절차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이현이 실제 처리한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안의 결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중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나요?
학교폭력 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시·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행정심판을 제기한 뒤 행정소송으로 나아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안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처분 내용을 확인한 뒤 전문가와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처분 취소가 가능한가요?
증거 부족만으로도 다툴 수 있지만, 법원이 처분 취소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절차적 하자, 평등 원칙 위반 등 다른 위법 사유와 함께 주장할 때 취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3.서면사과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나요?
학교폭력 처분 중 서면사과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습니다. 처분이 취소되면 기재 자체가 없어지거나 삭제 절차를 밟을 수 있으므로, 처분 취소 여부가 자녀의 향후 입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