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든 순간, 특수상해 집행유예 받은 변호 기록
본 사례는 이현이 직접 맡아 처리한 사건으로 의뢰인 특정을 막기 위해 일부를 각색했습니다. 특수상해 등으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의뢰인을 P라 칭합니다.
벌금형이 없는 죄, 특수상해
칼처럼 위험한 물건을 써서 사람을 다치게 하면, 단순 상해가 아니라 특수상해가 된다.
단순 상해(형법 제257조①)는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벌금으로 마무리될 길이 열려 있다.
그러나 특수상해(제258조의2①)는 다르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하한이 정해진 징역형이고, 벌금형 자체가 없다.
구분 | 단순 상해(제257조①) | 특수상해(제258조의2①) |
|---|---|---|
법정형 |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
벌금형 | 가능 | 없음 |
그래서 유죄가 인정되는 순간, 다툴 지점은 하나로 좁혀진다. 실형이냐, 집행유예냐.
결론부터 말하면, 특수상해도 처벌불원과 합의, 초범, 우발성 같은 사정이 인정되면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다. 이 사건이 바로 그 경우였다.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흉기를 든 행위는 어떤 사정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취했다는 사실도 변명이 되지 못한다. 다만 이 글은,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의 기록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검찰의 구형은 징역 2년이었다(교육이수명령 포함). 흉기를 쓴 상해였으니, 결코 가벼운 구형이 아니었다.
선고는 이렇게 나왔다.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보호관찰 및 수강명령 병과)
P는 항소하지 않았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징역 1년 6월'이라는 형 자체는 처단형 범위 안에서 정해졌다. 핵심은 그 집행을 3년간 미뤘다는 데 있다. 흉기 사건에서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의 거리란, 곧 교도소 담장을 넘느냐 마느냐의 거리다. P는 그 담장 앞에서 돌아섰다. 그 결과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양형기준을 한 칸씩 끌어내리다
특수상해의 양형은 감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양형기준이라는 틀 위에서 움직인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고 권고 기준이지만(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실무에선 재판부가 강하게 참고한다.
이현의 전략은 분명했다. 이 사건을 그 틀 안에서 가장 낮은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것.
먼저 유형. 특수상해는 폭력범죄 양형기준의 '특수상해·누범상해' 유형 중 제1유형에 해당한다(같은 기준의 '일반적인 상해' 유형과는 구별된다). 권고형의 출발점이 여기서 잡힌다.
다음이 승부처, 특별감경요소였다. 특수상해에서 형을 가장 크게 낮추는 요소가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이다. P는 피해 회복을 위해 1,500만 원을 건넸고, 진지한 노력 끝에 처벌불원 의사를 받아냈다.
🔗 합의금 마련이 어려울 때의 형사공탁·죄명 변경 전략
실제로 이 사건 판결문도 감경요소로 '처벌불원'을 적시했다. 이 요소가 인정되면 권고형은 감경영역, 곧 징역 4월에서 1년으로 내려앉는다. 이현은 이 사건이 바로 그 감경영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일반 정상을 보탰다. 계획도 의도도 없었다는 점. 순간적으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 (당시 만취 상태였던 건 정황일 뿐, 양형기준상 음주가 그 자체로 감경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동종 전과 없는 초범이라는 점. 수사 단계부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문을 낸 점.

특수상해 사건에서 이 축들이 고루 갖춰질 때, 비로소 재판부는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진지하게 검토한다.
배경을 한 줄 덧붙이자면, 이 사건은 부부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양형은 어디까지나 흉기 휴대 상해라는 틀 안에서 가려졌다.
만약 이 사건처럼 가족 사이의 다툼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임시조치(접근금지) 위반 문제와 가정폭력처벌법이 함께 부과하는 치료강의 처분까지 확인해보세요.
‘흉기’로 보는 특수상해
우리 법은 무엇이 '흉기'인지 생각보다 넓게 본다.
이 사건의 부엌칼이야 명백하지만, 법이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칼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준은 단순하다. 그 물건을 그런 식으로 썼을 때, 상대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만한가. 물건의 성질과 사용 방법을 함께 따져 판단한다.
그래서 본래 흉기가 아닌 물건도, 쓰기에 따라 특수상해의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 결국 무엇을 들었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썼느냐가 죄명을 가른다.
그리고 집행유예는 면죄부가 아니다. 유예기간 3년 안에 다시 죄를 지으면, 미뤄둔 1년 6월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흉기를 든 한순간의 값은 사라지지 않는다. 3년이라는 유예의 무게로 남을 뿐이다.
특수상해 FAQ
특수상해와 단순상해, 무엇이 다른가요?
위험한 물건, 곧 흉기를 썼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단순상해는 벌금형으로 끝날 여지가 있지만,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라 벌금형 자체가 없습니다. 무게가 다릅니다.
'위험한 물건'은 어디까지 포함되나요?
칼처럼 본래 흉기인 물건만이 아닙니다. 쓰기에 따라 사람을 위협하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도구라면 가위, 깨진 병, 망치, 각목, 드라이버까지 폭넓게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수상해 초범인데 실형도 나오나요?
나올 수 있습니다. 흉기 사건은 초범이라도 사안이 무거우면 실형이 선고됩니다. 집행유예를 받으려면 합의와 처벌불원, 우발성, 진지한 반성 같은 사정을 양형기준에 맞춰 촘촘히 입증해야 합니다.
합의하면 특수상해가 무죄가 되나요?
아닙니다. 특수상해는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되는 죄라, 합의해도 죄 자체는 남습니다. 다만 처벌불원과 피해 회복은 형을 가장 크게 낮추는 특별감경요소로 작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