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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신고했는데 왜 또 가처분? 스토킹 피해자가 놓치는 네가지 오해
실제 사례
피해자

경찰에 신고했는데 왜 또 가처분? 스토킹 피해자가 놓치는 네가지 오해

스토킹 접근금지가처분을 검색해서 이 글에 오신 분이라면, 어떤 상황인지 저는 대체로 짐작이 갑니다. 반복되는 연락, 거절해도 이어지는 만남 요구,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도 통하지 않는 상대.

저는 이런 사건을 여러 건 담당해 왔고, 그중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에 대해 반경 50m 접근금지와 카카오톡·문자·전화 연락금지를 받아냈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 사건을 다루되, 여러분이 지금 놓여있는 문제를 검색하면서 오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네 가지를 짚어드리려 합니다. 이 오해들 때문에 필요한 조치를 놓치는 분들이 실제로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찰에 신고했으니 접근금지가처분은 필요 없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경찰 신고는 형사 절차입니다.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경찰이 응급조치·긴급응급조치를, 법원이 잠정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어 강제력이 상당히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형사 절차에는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1. 시간입니다.

    응급조치는 강제력이 있지만 지속 기간이 제한적이고, 잠정조치 연장에는 다시 법원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초점의 차이입니다.

    형사 절차는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절차이고, 접근금지가처분은 여러분의 평온한 생활을 지키기 위한 절차입니다. 목적이 다릅니다.

형사신고와 접근금지가처분의 목적, 기간, 법적성격차이

이번 사건에서도 의뢰인은 이미 경찰서에 진술서를 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상대의 연락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민사상 접근금지가처분입니다. 형사 절차는 스토킹뿐 아니라 폭행·협박·명예훼손 등 여러 죄명과 결합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형사와 병행해도 되고, 형사가 진행 중이어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가 배우자 또는 전 배우자인 상황이라면, 접근금지가처분과 함께 배우자와 마주치지 않고 이혼하는 방법도 병행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리 : 경찰 신고는 형사, 접근금지가처분은 민사. 둘은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카카오톡까지 법원이 막아줄 수는 없다?

실제로 막았습니다.

이번 사건 결정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접근금지가처분 판결문, 면담 강요 및 연락을 보내면 안된다는 내용

"채권자에게 면담을 강요하거나, 별지 인용 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서는 아니 된다."

이 문구가 왜 중요하냐면, 물리적 접근만 막는 것으로는 스토킹이 사실상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문자 한 통, 카톡 한 줄이 피해자에게는 물리적 접근보다 더한 압박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신청서를 쓸 때 물리적 접근금지통신 수단 접근금지를 분리해 청구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면담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표현입니다. 재판부는 카카오톡·문자를 전면 금지하는 청구는 과도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을 특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면담 강요"라는 특정 목적으로 한정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정리 : 카카오톡·문자·전화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무슨 목적의 연락을 금지하는지" 특정해야 인용됩니다.

신청서만 내면 다 받아준다?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일부 청구는 기각됐습니다.

저는 접근금지·연락금지에 더해 간접강제도 함께 청구했습니다. 간접강제란 상대가 접근금지 명령을 어겼을 때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미리 명령해 두는 것으로, 명령의 실효성을 높이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 간접강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유는 소명 부족이었습니다. 즉, 상대가 명령을 어길 가능성이 소명될 만큼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여기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재판부는 청구가 들어왔다고 해서 다 인용하지 않습니다. 각 청구마다 요구되는 소명 수준이 다릅니다. 접근금지는 "지금까지의 접근 사실"로 소명되지만, 간접강제는 "앞으로도 어길 가능성이 높다"까지 별도로 소명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실무 경험이 갈립니다.

다만 간접강제 기각이 곧 실패는 아닙니다. 접근금지·연락금지가 인용된 것만으로도 상대가 이를 위반하면 손해배상 청구의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재차 접근했을 때 형사 고소(협박·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됩니다. 실효성은 확보된 것입니다.

정리 : 각 신청 항목마다 소명 요구 수준이 다릅니다. 무엇을 어떻게 청구할지, 그 '설계'에 따라 결과를 가릅니다.

거리 제한은 법원이 알아서 정해준다?

부분적으로 맞습니다. 적어도 이 사건에서는 그러합니다.

원본 결정문을 확인한 결과, 저희가 제출한 신청취지 1항은 "채무자는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채권자에게 접근하여서는 아니 된다"였습니다. 거리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유"에서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다만, 접근금지를 명하는 장소적 범위를 반경 50m 이내로 제한하며 채권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연락까지 금지할 필요는 없으므로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이 인용한다."

즉 50m라는 구체적인 숫자는 신청서가 아니라 재판부가 사건의 제반 사정을 고려해 직접 부가한 제한입니다.

정리 : 물리적 접근 거리는 신청인이 특정하지 않아도, 법원이 사건의 사정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결정 이후 상대가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실제로 어떻게 대응하나요?

가장 먼저 위반 사실을 즉시 증거로 확보하십시오(사진·영상·통화 녹음·제3자 진술 등). 민사 가처분 명령 위반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이 증거로 병행할 수 있는 절차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법원의 명령 위반을 이유로 한 간접강제금 청구 및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위반 행위(재접근, 반복 연락 등)를 새로운 범죄 사실로 구성하여 진행하는 형사 고소(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등)입니다.

신청 당시 간접강제 결정을 함께 받아 두었다면 위반 1회당 정해진 금액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어 대응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만약 위반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이나 상해가 발생했다면 상해진단서 발급 및 합의금 기준도 함께 확인해 두시면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Q2. 접근금지가처분은 어느 법원에 신청해야 하나요?

민사집행법 제303조에 따라 본안의 관할법원 또는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신청합니다. 본안 관할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상대방)의 주소지 관할이 기본이지만, 스토킹 행위가 발생한 곳이나 피해자의 생활 근거지도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으로 인정되어 관할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반드시 상대방 주소지 법원에만 신청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 본인의 거주지 관할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신청 전 관할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 자체가 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첫 단계이며, 잘못된 관할에 접수되면 이송 절차로 인해 며칠에서 몇 주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이신가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 네 가지 오해 중 최소 하나는 새로 알게 되셨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다릅니다.

  • 아직 증거를 모으는 단계 — 카카오톡·문자를 삭제하지 마시고, 캡처가 아닌 원본을 보존하십시오. 통화 기록도 삭제하지 마십시오.

  • 경찰에는 신고했지만 상대의 연락이 계속되는 단계 — 접근금지가처분을 즉시 검토할 시점입니다.

  •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하려는 단계 — 신청서의 청구취지 문구 하나가 결정의 실효성을 좌우합니다. 실무 경험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다수의 접근금지가처분 사건을 수행해 왔습니다. 신청서 작성부터 심문·결정·집행까지 진행하며, 위 사건은 저희가 직접 담당하여 결정을 받아낸 실제 사례입니다. 유사한 상황에 계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상담을 요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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