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서 아웃시켜줄게” 욕설 모욕죄·협박 고소까지 이어진 실제 사례
홧김에 보낸 문자가 협박 혐의가 되는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저는 건설 현장에 파견된 외주업체 공사팀장입니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안전관리자와 개인적인 감정 문제로 갈등이 생겼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그에게 문자를 두 차례 보냈습니다.
"본사 안전신문고에 신고해서 아웃시켜줄게."
그날 밤 그가 직장 관계자 19명이 있는 업무용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저를 향해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저도 격분한 상태에서 거친 표현을 썼습니다. 전화 통화에서도 욕설이 오갔습니다.
몇 달 후, 저는 협박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습니다. 피의자 신분이 된 것입니다.
그 정도 말을 한 게 형사 고소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게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욕설 모욕죄로 피의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피의자 신분이 된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저는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제 발언 하나하나가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져진다는 것, 잘못 진술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게 처음으로 실감됐습니다.
상황은 더 복잡했습니다. 저는 이전에 상대방을 상대로 명예훼손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둔 상태였습니다. 형사 고소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됐지만 민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었습니다. 법적 분쟁이 이미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저는 이번엔 협박과 욕설 모욕죄 혐의의 피의자가 된 것입니다.
갈등 구조 전체가 저한테 불리하게 읽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법무법인 이현을 찾았습니다.
협박, 욕설 모욕죄 성립 요건 자체를 무너뜨렸습니다

협박 혐의에 대해 이현 변호사님이 말했습니다.
"'안전신문고'는 실제로 운영되는 공식 민원 채널입니다. 그 채널을 통해 신고하겠다고 예고한 건 위법한 해악을 고지한 게 아니라 합법적 절차를 이용하겠다는 의사 표현입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위법한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경우는 그 요건을 충족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설명을 듣고 나서야 제 문자가 법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 이해했습니다.
욕설 모욕죄 혐의에 대해서는 단톡방의 맥락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19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사적인 내용을 꺼내며 해명을 요구한 게 언쟁의 시작입니다. 양측 모두 감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고, 다른 동료들도 두 사람 모두를 제지했습니다. 일방적인 비방이 아니라 상호 감정대립으로 보면, 모욕의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욕설을 한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법은 '욕설을 했는가'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가'까지 본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경찰 조사는 변호사 선임 후 약 2주 뒤에 잡혔습니다. 이현 변호사님은 조사 20분 전에 저와 만나 진술 방향을 점검했습니다. 조사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고, 변호사님이 동석해서 필요한 순간에 변론을 보탰습니다.
조사 나흘 후, 협박과 모욕 혐의 모두 불송치, 혐의없음 결정이 났습니다.
경찰의 판단은 변호인 의견서의 논리와 거의 일치했습니다. 협박에 대해서는 같은 날 단발적으로 보낸 문자이고 상호 감정대립 과정의 표현이라고 봤습니다. 욕설 모욕에 대해서는 동료들이 두 사람 모두를 제지했다는 사실이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비방 목적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었습니다.

혼자 조사를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고소를 당한 뒤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욕설을 한 건 맞고 그 문자를 보낸 것도 맞으니까,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변호사님을 만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안전신문고 신고 예고가 왜 협박이 되지 않는지를 수사관에게 설명하는 건 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단톡방 언쟁이 왜 욕설 모욕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지, 상호 감정대립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이런 논리는 조사장에서 즉흥적으로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소장을 먼저 확보해 상대의 논리를 파악하는 것, 조사 전에 의견서를 제출해 수사 방향에 미리 관여하는 것, 조사 현장에서 진술의 흐름을 잡는 것. 이 과정들이 없었다면 결과가 같았을 것이라고 저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말 한마디가 형사 사건이 되는 상황, 맥락이 결과를 바꿉니다
협박이나 모욕 혐의로 고소를 당하면, 본인이 실제로 그 말을 했는지 여부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 말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 상대방의 행동은 어떠했는지, 발언의 맥락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저는 제가 한 말을 후회하지만, 그 말이 형사처벌로 이어져야 하는 수준의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그 차이를 법리로 설명해준 것이 변호사였고, 그 차이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