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리딩방 투자사기, 가담자 모두에게 6,000만원 청구
100만 원 → 500만 원 → 1,400만 원 → 4,000만 원.
한 달도 되지 않아 총 6,0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시작은 텔레그램 주식 리딩방이었습니다. 이후 운영진 3명은 형사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텔레그램 투자사기, 100만 원에서 4,000만 원까지
첫 입금은 100만 원이었습니다. 운영진은 투자 성과에 따라 총자산의 1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겠다고 안내했습니다.
문제는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조건을 더 채워야 한다며 계속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보낸 돈까지 돌려받으려면 이번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식으로 입금을 유도했고, 요구 금액은 500만 원, 1,400만 원, 4,000만 원으로 계속 커졌습니다.
결국 한 달도 되지 않아 총 송금액은 6,000만 원이 됐습니다.
텔레그램 투자사기의 반복되는 입금 신호
돌이켜보면 가장 눈에 띄는 신호는 돈을 보낼 때마다 새로운 출금·정산 조건이 생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운영진은 매번 "이번 조건을 채워야 앞서 투자한 금액까지 포함해 인센티브를 정산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다음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이미 넣은 돈을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을 이용해 액수를 단계적으로 키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수익이 난다고 하면서도 정작 출금하려면 돈을 더 넣으라는 요구가 반복된다면, 투자 손실보다 먼저 의심해야 할 신호입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이라면 텔레그램 투자사기인지 다음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입금이 반복될수록 요구 액수가 커진다
명목이 투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수수료다
출금·정산 조건이 매번 새로 붙는다
📎리딩방에서 시킨 대로 직접 주식을 샀어도 사기로 문제 삼을 수 있나요?
네 번째 입금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운영진은 텔레그램 리딩방을 통째로 삭제했습니다. 저는 피해를 인지한 즉시 고소했고, 이후 운영진 3명 전원이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운영진이 형사재판에 넘겨진 뒤부터는 피해금을 어떻게 돌려받을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여기서 형사사건과는 별도로 민사상 책임 구조를 짰습니다.
가해자가 잡혀도 피해금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가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피해금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은 가해자를 처벌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사기죄와 같은 일정한 범죄에서는 형사재판 중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의 배상책임이나 그 범위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배상명령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세 사람이 함께 범행에 가담한 텔레그램 투자사기 사건이었습니다. 따라서 형사재판 결과만 기다리기보다 세 사람의 행위를 하나의 공동불법행위로 구성해 피해금 전액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사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왜 3명 모두에게 전액 청구했나요?
리딩방 사기 가담자가 3명이라고 해서 피해금도 3분의 1씩 청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 사람의 가담 정도를 따로 따져 각자에게 2,000만 원씩 청구하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세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재산이 없거나 집행이 어려울 경우, 그 몫만큼은 영영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형사기록에서 확인된 각 운영진의 행위와 네 차례 송금 시점·금액을 대조해, 세 사람의 행위를 하나의 공동불법행위로 구성했습니다.
여럿이 함께 저지른 불법행위는 가담자 한 명 한 명이 손해 전액에 대한 책임을 지되, 피해자가 실제로 받는 돈은 6,000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세 사람 각자에게 6,000만 원씩, 합쳐서 1억 8,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피해액을 세 사람에게 나눠 청구한 것이 아니라, 세 사람 모두에게 6,000만 원 전액에 대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법률에서는 이런 책임 형태를 부진정연대책임이라고 부릅니다.
판결 이후 실제 피해금을 회수할 가능성까지 고려한 청구 구조였습니다.

6,000만 원 전액 승소, 판결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소장이 송달된 뒤에도 세 사람은 정해진 기간 안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별도의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했고, 청구한 6,000만 원 전액이 인정됐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대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청구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장만 보더라도 각 가담자의 행위와 6,000만 원의 손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드러나야 했습니다.
형사기록을 토대로 세 사람의 역할과 피해금의 흐름을 정리해 청구 구조를 갖췄습니다.

법원은 소장에서 구성한 공동불법행위 책임과 6,000만 원의 손해액을 인정해, 세 사람이 공동하여 6,000만 원과 그 지연 이자(지연손해금)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서는 마지막 입금일부터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도 인정됐습니다. 처음 고소한 날부터 이 판결을 받기까지는 1년 3개월이 걸렸습니다.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6,000만 원이 자동으로 입금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판결에 따라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으면 실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판결 후 두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이현은 강제집행에 필요한 집행문을 발급받았습니다.
이후 소송에 들어간 비용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소송비용액 확정 절차까지 진행했습니다.
피해금 회수 사건은 판결을 받는 것만큼, 판결 이후 실제 집행을 준비하는 단계도 중요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송금했다면
텔레그램 투자사기 피해자라면, 추가 입금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송금을 멈추고 증거부터 남겨야 합니다. 대화방을 나가기 전에 텔레그램 대화 내용, 운영진의 계정과 프로필, 안내받은 입금계좌, 실제 송금내역을 보존하시길 바랍니다.
운영진이 이미 검거됐거나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고 해도 피해금이 자동으로 반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기록을 확인해 누가 범행에 가담했는지, 그중 누구에게 피해금 전액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범행한 사건이라면 단순히 돈을 받은 계좌명의자 한 사람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범행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가담했는지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검거 소식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건 6,000만 원 전액에 대한 판결을 받고 집행문을 발급받은 데 이어, 소송비용액까지 별도로 확정해 둔 것이었습니다.
